경제2025년 11월 25일 04:44조회 18

Value City Furniture 운영 회사 파산 | American Signature, Inc.(ASI)의 재정 문제가 한국에 시사하는 것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 있는 가구 회사 American Signature, Inc.(ASI)가 최근 큰 재정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국 연방법의 제11장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ASI는 Value City Furniture와 American Signature Furniture 같은 가구 매장을 운영하는 회사이며, 이번 파산 신청은 회사가 문을 닫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법원 보호 아래에서 사업을 계속 유지하며 재정 구조를 고치는 절차에 들어간다는 뜻이다. ASI는 이미 자산을 정리하고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법원의 승인 아래 빠르게 자산을 매각하는 Section 363 방식도 준비하고 있다. 파산 신청 과정에서도 회사는 약 5천만 달러의 채무자영업자금(DIP)을 확보해 매장을 계속 운영하고 온라인 주문도 정상적으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고객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매장 문을 닫지 않는 방향을 유지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미국의 제11장 파산제도가 익숙하지 않을 수 있다. 제11장은 기업이 빚을 조정받으면서도 영업을 멈추지 않고 회생을 시도할 수 있도록 돕는 제도이다. 쉽게 말하면, 회사가 완전히 망한 것이 아니라 ‘숨을 돌리며 다시 설 수 있는 시간을 법원이 주는 구조조정 절차’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 과정에서 회사는 자산을 팔아 현금을 마련하거나, 매장을 일부 정리하거나, 새로운 투자금을 확보하는 등의 재편을 진행하게 된다. 또한 DIP 자금은 파산을 신청한 회사가 운영을 계속하기 위해 새로 빌리는 특수한 자금으로, 기존 채권자보다 우선적으로 변제받는 특징이 있다.

이번 사안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한 회사가 어려워졌다는 차원을 넘어서, 미국의 가구 산업 전체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집을 사거나 이사하는 사람 수가 줄면 가구 판매도 같이 줄어드는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실제로 여러 분석에서 주택 거래가 둔화된 시기에 가구·홈퍼니싱 매출이 크게 감소한 사례가 반복적으로 확인된다. 집이 잘 안 팔리면 새 집을 꾸밀 일이 줄고, 이사가 줄면 기존 가구를 바꿀 기회도 줄어드는 단순한 연결고리가 현실 매출로 나타나는 것이다. ASI가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밝힌 원인 역시 느린 주택시장, 높은 금리, 인플레이션, 관세 상승으로 인한 비용 증가 같은 거시적 요인들이었다.

이와 함께 원자재·운송비·관세가 오르면서 가구 자체의 가격도 계속 올라 소비자의 부담이 늘어났다. 물가가 오르고 금리가 높아지면 사람들은 큰돈이 드는 소비를 미루게 된다. 그 결과 ASI뿐 아니라 미국의 여러 가구 업체들이 최근 파산보호를 신청하거나 매장을 대거 폐쇄하는 상황에 몰리고 있다. 즉, 가구 산업이 다른 소비재보다 먼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이런 흐름은 한국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한국에서는 미국 가구업체의 어려움이 직접적으로 체감되지 않지만, “큰 소비재 업종이 왜 흔들리나”라는 질문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집값이 오르고 금리가 높아지면 새 집을 살 일이 줄어든다. 새 집을 사지 않으면 가구를 바꿀 일도 줄어들고, 가구 교체 수요가 줄면 회사 매출이 떨어진다. 매출이 줄고 원가 부담이 높아지면 기업은 버티기 어려워지고, 결국 파산을 선택하는 상황에 몰릴 수도 있다. 여기에 물가 상승으로 가구 가격 자체가 비싸지면 소비자들은 더더욱 지갑을 닫는다. 이런 흐름은 미국뿐 아니라 금리·물가·주택시장이 비슷하게 움직이는 다른 나라에서도 충분히 반복될 수 있는 구조다.

결국 ASI의 파산은 단순한 기업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주택시장 침체와 금리, 인플레이션, 관세 같은 거시경제 요인들이 실물 소비재 산업에 어떤 충격을 주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받아들여진다. 미국 가구업계에서 먼저 나타난 충격이 한국 소비재·가구·인테리어 시장에도 비슷한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을 생각하게 만드는 지표가 된다. 그래서 투자자와 유통·가구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한 해외 뉴스가 아니라 향후 경기 흐름을 미리 가늠할 수 있는 경고 신호로 보고 있다.